2025. 4. 2. 14:12ㆍ카테고리 없음
그랜드피아노를 산 후기. (야마하그랜드 C3X)
인터넷 서핑으로 얻은 정보로는 중고 피아노가 매장에서 비교하면서 쳐보고 자기가 끌리는 음색의 피아노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는 사람이 꽤나 많았다. 이 말은 사실이다. 사람이 만든 것이라 같은 모델이라도 소리나 터치감이 많이 다르다.
새 상품을 받으면 복불복이라는 말도 있어서 일단 중고로 나온 피아노를 알아봤다. 개인이 판매하는 매물과 중고매장 2군데 루트를 생각하고 틈틈이 아내와 함께 둘러보러 다녔다. 약 6달간.
서울에서 지낼 때 가로세로 연구소 근처 압구정 신사동에서 거주했다. 당근마켓에서 매물 범위를 송파까지 확장하여 매물을 찾아 연락하고 찾아갔다. 별별 일이 다 있었는데 만나서 연주해 보고 판매 약속까지 해놓고 연락 두절이 되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웃돈을 더 주고 산다는 사람이 있었을 것 같다.)
개인 판매의 장점은 중고매장보다 가격이 착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끔씩 올라오고 빠르게 매물들이 사라진다. 빨리빨리 약속을 잡고 만나서 쳐보고 결정해야 했다. 종종 올라오는 피아노들을 보며 두근대는 마음으로 찾아갔지만 마음에 드는 피아노는 결국 찾을 수 없었다.
2번째 사진을 보면 미국 박사를 했다는데, 안 궁금한데 왜 저런 걸 적어 놓는지는 모르겠다. 피아노 판매와 상관이 있나? 여하튼 개인 매물 경험을 하니 중고매장과 가격차이가 동년식 동상태라 가정하면 300에서 많게는 700만 원 넘게 차이가 났다.
개인 매물이 왜 나오냐면 중고매장에서 엄청나게 헐값으로 매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먼저 판매해 보고 안 되면 중고매장으로 넘긴다.
강남에는 큰 중고 피아노 매장이 3군데가 있다. 대치에 하나 있고 예술의 전당 근처에 하나 있었는데 두 군데만 방문했다. 한 군데는 사장님 따님이 피아노 전공이라고 했다. 아버지가 강남에서 피아노 매장을 하시다니 참 좋겠다. 앞날이 창창하구나!
80대가 넘는 그랜드 피아노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내가 결정한 사이즈인 186cm 사이즈는 30여 대였다. 한대한대 정성을 들여 연주해 봤는데, 치면서 요령이 든 것이, 이 정도면 얼마 정도에 몇 년식이겠다.라고 생각하고 가격표를 연주후에 봤다. 처음엔 잘 못 맞추다가 30여 대에 가까워질수록 오차가 줄어들어 상태와 연식에 따른 대략적인 가격을 알 수 있었다.
상태에 비해 싼 것을 사고 싶은 마음이 소비자의 심리일 것이다. 그렇게 3대를 추려냈고 사장님께 딜을 시도했다. 내 딜은 잘 먹히지 않았고 그렇게 협상이 결렬됐다. 다음 매장에서도 좀 그런 분위기를 느꼈는데, 중고라도 야마하 피아노 품질이 좋아 가격대가 신품 가격의 90%이나 되었고 (거의 신제품과 가격이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중고 피아노의 장점은 빨리 받아쳐 볼 수 있다는 점 하나인 결론을 내렸다.게다가 나 아니어도 잘 팔린다는 사장님 마인드가 다분히 느껴졌다. 실제로 잘 팔려나가는 듯하다. 운영 중인 사이트를 보니 정말 회전율이 빨랐다.
방문했던 창고형 피아노 매장.
다양한 곳을 방문하고 사장님들을 열 분을 넘게 만났다. 요 당시 유튜브에서 제법 인지도가 있는 피아노 유튜버분이 스타인웨이 중고를 2년 넘게 찾아다니는 영상을 봤는데, 사기를 당할 뻔했다고 한다. 판매자는 학교나 연습실 기록이 없는 개인 피아노라 했지만 독일에 시리얼로 문의해 보니 사실 그 피아노는 학교에서 30년인가 넘게 있었던 연습용 피아노라는 연락을 줬다.
그렇게 소리를 먼저 들어 볼 수 없지만 결국 새 피아노로 정하고 가능한 한 빨리 받아볼 수 있는 야마하 공식 매장을 찾았다. 보통 빨라야 10달. 1년을 이야기했는데 결국 3달 만에 받을 수 있는 매장을 찾았고, 계약금을 300을 내라고 한다. (다른 곳은 100) 2025년 현재 소비자가 4100만원, 할인가 3350만원.
피아노 무게는 320Kg라고 한다. 건장한 남자 두 분이 오셔서 설치해 주셨다. 저 무거운 걸 어떻게 옮기나 했는데, 구르마 2개와 모포 같은 거 몇 개로 바닥에 피해 없이 스무스하게 들고 들어오셨다.
설치는 빠르게 끝났으며 설치를 완료 받고 나머지 금액을 입금했다. 피아노와 함께 하는 매일이 행복하다. 더이상 연습실에 가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상태좋지 않은 피아노를 만날일이 없다. 연주와 몇몇의 사진으로 글을 마무리 한다.
